파리생활 #1. 주말 야채시장에서 장보기

2019. 3. 19. 01:53Food



파리 삶이 더 매력적인 이유

주말 야채시장에서 장보기



프랑스 파리에서 살게된 지도 벌써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. 

파리에 살고 있으면 한국의 많은 지인들이 종종 물어본다. "물가 비싼 그곳에서 뭐 해 먹고 사니?" 

그렇다. 여러모로 한국에 비해 물가가 비싼 것이 사실이다. 한국의 김밥천국이나 길거리 분식집과 같이 저렴한 가격에 점심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은 찾기 드물다. 그 가격으로는 근처 베이커리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빵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다.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으면 대부분 '전식+본식' 혹은 '본식+디저트'의 코스음식으로 준비되어 있는 곳들이 많다. 가격도 생각만큼 꽤나 비싸다.


하지만 파리에 살면서 생활의 노하우가 쌓여가자 이곳만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. 식당에서 외식보다는 수퍼에서 장을 보고 직접 요리를 해 먹으면 당연히 돈이 절약되는 것은 사실이다. 물가가 비싼 이곳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. 하지만 단순히 돈을 절약하기 보다 프랑스 삶에서 그 동안의 삶의 질을 조금 높여줄 거리를 찾게 되었다. 바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, 생선, 고기를 구할 수 있는 주말시장이다. 한국으로 하면 재래시장과 비슷한 개념이지만, 도심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지역 내 가장 신선한 농산물을 좋은 품질로 찾을 수 있다. 가격은 무조건 싼 것은 아니지만, 고품질 신선도에 비교하면 우수한 가격이다. 


"Fresh Market"이라고 불리는 시장에 가게 되면 다양한 점포들이 줄지어 있다. 이 많은 상점들 중 어디를 골라야 할까? 그 중에서도 "Bio" (유기농) 이라고 적힌 점포들도 눈에 띈다. 일반 점포에 있는 재료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. 그럼 돈을 더 주고 이곳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을까? 하지만 파리출신 가정주부 아주머니께 들은 조언은 이와 달랐다. 시장에 나와있는 점포상들의 옷차림을 보라는 것이다. 누가 가장 시골 밭에서 일을 하다 온 사람 같은지, 누구의 손에 흙이 가장 많이 묻어 있는지 꼭 확인하라고 했다. 처음에는 그것이 가능할까 의아해 했지만 놀랍게도 많은 점포상들 중 유난히 흙이 많이 묻혀진 사람들이 있었다. 


혼자 살면서 혹은 멀리 외국에 나와 유학생활을 하면서 최대한 싼 값에 장을 볼 수 있는 수퍼나 마트들을 늘 찾곤 했었다. 하지만 뒤늦게 발견한 주말 야채시장에서 흙이 그대로 묻혀진 신선한 재료들로 요리를 해 보니 맛도 영양도 몇 배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. 내 몸과 건강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몇 천원의 차이가 더 나은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되었다.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제철인 재료들로 내게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구입해서 1주일의 행복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, 매주 토요일, 일요일 주말시장이 늘 기다려진다.




대파 1단, 귤 10개, 당근 5개, 감자 6개, 애호박 2개, 가지 1개, 

양파 5개, 에샬롯 5개, 토마토 4개, 펜넬 1개 = 한화 약 1만 5천원


* 토마토 옆에 있는 신기하게 생긴 야채가 펜넬 (Fennel)이라는 것으로 

부드럽고 독특한 감초 맛과 향을 가진 허브이다. 생선요리에 잘 어울린다.



대파 3단, 당근 5개, 파프리카 1개, 샐러드, 애호박 2개, 

귤 10개, 감자 6개, 적배추 반개 = 한화 약 1만 3천원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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